기사제목 '꼼수' 딱걸린 두산인프라코어, 중소기업 기술 빼돌리고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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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딱걸린 두산인프라코어, 중소기업 기술 빼돌리고 '먹튀'

기사입력 2018.07.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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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_105618568211.jpg▲ 사진=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중소벤처신문=신지민 기자] 건설기계 시장의 대표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가 하도급 업체의 기술과 자료를 유용한 혐의로 과징금 및 고발 상황을 맞았다. 기존 거래업체의 기술자료를 제3자 회사에 넘겨 개발하도록 한 뒤 기존 업체와의 거래를 끊은 일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두산인프라코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79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관련 직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기술유용 근절 대책’에 따라 기계·전자 등 주요 업종을 직권 조사한 결과 첫째로 걸린 사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부품의 납품 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자신의 납품단가 인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하도급 업체 등의 기술자료를 새로운 공급처가 될 업체에게 전달해 그 업체가 해당 부품을 개발하도록 했다. 또한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 서면으로 요구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0년부터 자신의 굴삭기에 에어 컴프레셔를 장착하기 시작했는데, 그 에어 컴프레셔는 이노코퍼레이션이라는 하도급업체로부터 모두 납품받아 오고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말 에어 컴프레셔의 납품가격을 18% 정도 인하할 것을 요구했고 이노코퍼레이션은 그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노코프레이션의 에어 컴프레셔 제작도면 31장을 자신이 새로운 공급처로 지목한 제3의 업체에 2016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총 5차례 전달해 그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개발하도록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이 유용한 이노코포레이션의 도면 31장 중 11장은 이노코퍼레이션과의 거래과정에서 ‘승인도’라는 명칭으로 이미 확보해 둔 상황이었다. 나머지 20장은 제3의 업체의 에어 컴프레셔 개발을 지원해 줄 목적으로 2016년 2월과 3월 두 차례 이노코퍼레이션에 추가로 요구해 제출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으로부터 도면을 전달받은 제3의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모델별 순차적 개발 후 2016년 7월부터 납품을 시작하자 에어 컴프레셔 납품업체를 이노코퍼레이션에서 그 제3의 업체로 변경했다. 이노코퍼레이션은 2017년 8월 이후 에어 컴프레셔 공급업체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용처에 사용한 ‘기술자료 유용행위’에도 적발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하도급업체인 ‘코스모이엔지’로부터 굴삭기 부품 중 하나인 냉각수 저장탱크를 납품받아 왔는데 코스모이엔지가 지난해 7월 냉각수 저장탱크의 납품가격을 인상해달라고 하자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코스모이엔지의 냉각수 저장탱크 제작도면 38장을 지난해 7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5개 사업자에게 전달해 그 사업자들이 냉각수 저장탱크를 제조해 자신에게 공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부품 납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5개 사업자와는 거래조건이 맞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기술자료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원사업자는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이때는 ①기술자료 명칭·범위 ②요구목적 ③요구일·제공일·제공방법 ④비밀유지 방법 ⑤기술자료 권리귀속 관계 ⑥대가 및 대가의 지급방법 ⑦요구가 정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 등 7가지 사항을 기재해 서면으로 요구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30개 하도급업체들에게 승인도라는 부품 제조에 관한 기술자료 382건을 제출 받아 보관해 오고 있었다. 기술 자료 요청에 서면을 통한 요구 방식을 취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술 유용은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을 저해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가장 중대한 위법 행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해당 하도급업체들은 대기업의 요구에 따라 기술자료를 제출하면서 대기업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비밀유지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커녕 비밀이라는 표시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또한 자신의 기술자료가 제3의 업체에게 전달되는 것을 용인했다거나 피해사실 진술을 위해 공정위 심판정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못했다. 하도급업체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공정위는 지난 17일부터 보복행위를 3배소 적용 대상에 추가한 하도급법을 시행하며 올해 보복행위를 한 기업이 있는지 면밀히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액 과징금 상한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기술유용으로 단 한차례만 고발돼도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기술유용을 행한 사업자의 배상책임 범위를 현행 손해액의 3배에서 10배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도 하반기에 추진하고 기술유용 사건 2건을 올해 안에 추가로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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