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비트코인 파헤치기⑩] 블록체인 상용화 해결과제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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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파헤치기⑩] 블록체인 상용화 해결과제 ‘산더미’

기사입력 2018.07.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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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광풍이 불어 닥쳤다. 언론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이들의 사연이 빗발쳤다. 어느 날부터 뜨겁게 투자 붐이 불더니 또 어느 날 엄청나게 부풀었던 거품은 거짓말처럼 훅 꺼졌다. ‘블록체인 파헤치기’ 시리즈에서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해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다루어 보려고 한다. 연재 시리즈는 한화투자증권 김열매 애널리스트의 ‘블록체인 이상과 현실 어디쯤 와 있나’를 토대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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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신문=신지민 기자] # 지난 4월 중국 북경대 학생 웨신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성폭행 사건에 대해 글을 올렸다. 웨신은 미투(Me Too)운동 글을 올리면서 16진법으로 된 메모를 입력했다. 이 글은 전 세계 네트워크를 타고 퍼졌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됐다.
 
글은 ‘북경대 선생과 학우들에게’로 시작한다. 1998년 북경대는 21세 대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남자 교수를 사임시켰다. 피해 학생이 자살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내린 처분이다. 북경대는 생을 마감한 학생에 대한 사건을 교수사임으로 마무리 지었다. 8명의 학생은 과거 사건에 대해 학교 측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보공개서를 요구한 학생들을 압박했다.
 
중국 정부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관련 사이트를 차단할 수는 있겠지만 한번 올라간 기록을 삭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온라인 검열 저항성의 특징을 보여준 사건이다.
 
# 올해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에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이날의 기록도 이더리움 블록체인 551만7596번째 블록에 기록됐다. 기록을 한 한국인 개발자는 중국 북경대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판문점 선언을 이더리움에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탈중앙화와 검열저항성이 대표적이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클라우드 컴퓨팅 보다 느리고 비싸지만 탈중앙화와 검열저항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에 자유롭게 의견을 작성하더라도 중앙 서버 관리 조직이 검열하고 임의로 삭제·편집할 수 있었다. 누군가 블록체인에 기록할 때 사전 검열이 어렵고 한번 기록되는 임의로 삭제할 수도 없다.
 
아무도 검열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사회에 이로운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거짓 정보를 기록해도 삭제가 불가능하다. 대중은 종종 거짓 정보에 휩쓸리기도 한다. 언론 통제가 강했던 정부일수록 블록체인 탈중앙화를 불편해 하는 것은 사실이다. 블록체인은 검열에 저항할 수 있는 미디어의 탄생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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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연결사회의 핵심이 될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터넷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됐다면 앞으로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에 연결되며 자동적, 지능적으로 콘트롤 되는 초연결 사회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 물류, 서비스 등 많은 기업과 정부기관들은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는 스마트 시티를 연구 중이다.
 
IBM에 따르면 컴퓨팅 장치는 2014년 약 100억 개에서 2020년에는 약 250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사물인터넷은 클라우드 컴퓨터에 기반을 두고 발전해 왔다. 이 방식은 중앙 서버로 집중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필요로 한다. 구축비용과 안전성, 보안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중앙 서버가 불필요해지고 보안성도 높아진다. 블록체인은 중개자를 없앨 뿐 아니라 사람이 배제된 기계간 거래도 가능하게 한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의 저자 윌리엄 무가야는 블록체인 기술이 월드와이드웹 이후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웹의 등장으로 IT 생태계가 변화했듯이 블록체인은 현재의 중앙집권형 시스템 체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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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용화 위한 해결 과제 ‘산더미’
 
블록체인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까지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개념 설계 단계거나 테스트넷을 구동하는 수준이다. CB인사이트는 블록체인의 3가지 단점으로 네트워크 속도, 투자비용, 참여자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방법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맹점을 보완하는데 최소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난관은 사회적, 법률적 문제다.
 
국내 한 보험사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고객이 의료기록을 별도로 제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기서 문제는 기존 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1조에 의하면 개인정보 처리자는 보유기간의 경과, 개인정보 처리 목적 달성 등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는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파기할 수 없다. 블록체인에 개인의 실명이나 의료기록 원본이 기록되진 않지만 암호화된 문자로 남게 된다 하더라도 개인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 계약은 알고리즘에 의한 계약이기에 계약 불이행 시 피해보상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기 힘든 점도 문제다. 블록체인을 도입한 전력 시장에서 개인 간 전력 거래 시 결제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처할 법적 보호 장치가 없는 셈이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이나 유언장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김열매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규율과 제도적 장벽을 뛰어넘는 개방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1865년 영국의 ‘적기조례’는 산업혁명의 중심이던 영국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독일과 미국에 빼앗긴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영국이 마차와 마부를 보호하겠다고 만든 법은 결국 마차, 마부, 자동차 산업도 망쳐 놨다.
 
김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 투자열풍과 사기를 막기 위한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지만 블록체인을 적용해 사회적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딜로이트는 지난해 10월 깃허브에 올라온 블록체인 프로젝트 8만6000여개 중 약 8%만 관리되고 있고, 5%만 생존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모두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더리움재단의 창립자 컨센시스의 최고경영자(CEO) 조셉 루빈은 자본주의가 살아남으려면 우리 힘으로 체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세상에 부합하지 않는 지시나 통제 기반의 위계질서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컨센시스 멤버들은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선택하며 하향식 업무 할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해야할 작업을 공유, 확인하고 업무를 배분하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 보상 수준을 합의하며 이 과정을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이런 방식은 앞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코딩 같은 컴퓨터 기반의 업무가 대부분인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기업일수록 조직 체계는 고위 임원진을 시장이 보내는 메시지로부터 떨어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를 밀어내기 마련이다. 피괴적인 혁신은 변방에서 일어나고 결국 기업은 작은 혁신으로부터 위협받게 된다.
 
1990년대 인터넷 확산기에 태동한 기업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 공룡기업이 됐다. 아마존도 구글도 한 때는 스타트업이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많은 닷컴 기업들이 버블 이후 사라졌듯 블록체인 기업들도 험난한 생존경쟁을 할 것이다”며 “막연한 낙관이나 비관은 불필요하다. 무섭도록 빠른 변화의 흐름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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