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박설희 기자의 썰] "아이는 누가 봐주나요?" 면접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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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희 기자의 썰] "아이는 누가 봐주나요?" 면접 질문에…

기사입력 2018.06.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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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jv11117291.jpg▲ gettyimagesbank
 
[중소벤처신문=박설희 기자] “면접 보는데 왜 결혼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거죠?” “오래 일 할 수 있냐고 묻는 건 결혼할거냐, 또는 조만간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냐에 대해 묻는 거 맞죠?” “회사에 남자 직원들이 많은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뭐죠? 제가 ‘남녀칠세부동석’ 조선시대에 살다가 온 줄 아는 건가요?” 
 
취업 면접 시 여성들이 가장 듣기 싫은 질문이라고 한다. 미디어윌이 성인 여성 8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 이상의 여성들이 결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기분이 나빴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런 경험을 한 여성들은 결혼을 했거나 30~40대 여성들이 많았다. 업무 외에도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데 괜찮냐, 일이 많을 때 야근을 할 수 있냐 등도 듣기 싫은 질문이었다고.
 
차별을 겪었다는 여성들은 면접 시 듣기 싫은 말에 대해 애초에 편견을 갖고 질문하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그들은 채용이나 직무역량과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이는 질문이었고, 처음부터 불이익을 주려는 것 같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거나 면접에서 이미 탈락을 직감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GettyImages-a10652277.jpg▲ gettyimagesbank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몇 년 전 두 아이를 출산하고 새로운 회사로 취업하면서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직무와 관련 없는 “아이는 누가 돌봐주나요”였다. 회사로선 나의 아이가 업무에 지장을 줄까 염려하는 건 당연하다고 봐서 상황을 잘 설명했지만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당시 나는 취업을 하기 위해 아이들을 돌봐 줄 도우미를 구해놓은 상태였다. 다행히 가정에 내가 없이도 온전히 아이를 봐줄 분이 있다는 건 플러스 요소로 작용을 했는지 취업에 성공하긴 했다.
 
아이를 낳은 것이 죄도 아닌데 가끔 사회는 아이 낳은 여자를 죄인 취급하거나 또는 같은 연배와 직급이라면 업무능력이 떨어질 거라고 보는 시선은 확실히 존재한다. 남자뿐 아니라 같은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독한 경우도 봤다. 특히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여성들은 ‘애 낳은 게 뭐 유세인가’ 라며 대놓고 비난을 하는 광경도 목격했다.
 
여성들은 취업을 하면서 차별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예상보다 낮은 급여와 직급, 결혼 및 자녀 유무,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 중요한 일에서 배제시키는 회사 분위기, 외모평가 등을 꼽았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1위다.

GettyImages-a10652395.jpg▲ gettyimagesbank
 
결혼을 했거나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어찌어찌 취업에 성공했다 손 치더라도 그 안에서 경쟁에서는 도태되기 일쑤다. 응답 여성들의 90%에 가까운 수는 남자보다 승진의 장벽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취업의 어려움은 일도 아닌 셈이다. 여성들은 취업한 뒤 회사 내 유리천장(여성의 승진을 맞는 보이지 않는 장벽) 또한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기혼자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워킹맘’의 삶이 생각보다 쉽진 않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발버둥 칠수록 체력이 고갈되고, 그 고갈된 체력은 정신을 갉아먹는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퇴근해 돌아가면 또 다시 아이를 돌보고 놀아주면서 기를 쪽쪽 빨려 방전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몇 달, 몇 년을 지내다 보면 여자가 아닌 엄마가 된다. 강하고 독해진다. 외모도 폭삭폭삭 늙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GettyImages-a10686164.jpg▲ gettyimagesbank
 
  
그런데 이 것 아는가. 회사가 기피하는 그 기혼여성, 아이를 낳은 여성들은 엄마이기 때문에 더욱 열정적으로 일한다는 것. 아이를 돌보면서 생긴 업무의 공백과 뒤쳐진 커리어를 복구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여유 시간을 쪼개고 잠을 안자면서 일하는 여성들도 있다는 사실. 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남들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해내려는 여성들도 있다는 사실.
 
오늘도 엄마는 새벽부터 일어나 아이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낼 채비를 해주고 회사로 떠났다.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제 몸 축나는 것도 챙길 새 없이 하루를 보낸다. 

당신들의 귀한 딸이 나중에 자라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동안 쌓은 모든 커리어를 포기하고 집에서 아이 키우면서 살림만 하면서 살길 바라는가. 딸들은 자라면서 그려왔던 꿈을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다 접고 그냥 엄마로서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외벌이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맞벌이를 원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 이 시대에 구직시장에서 차별받는 여성들의 갈 곳은 어디인가. 제발 다른 잣대 들이대는 짓은 그만 좀 하자. 우리 다음 세대에 부끄러운 짓은 이제 그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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