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단독] 해외직구 ‘짝퉁’, 대담한 사기 수법에 피해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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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직구 ‘짝퉁’, 대담한 사기 수법에 피해자 발만 ‘동동’

기사입력 2018.03.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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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a10371609.jpg▲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벤처신문=신지민 기자] # 직장인 이(32) 씨는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 가방을 대폭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클릭했다. 연결된 사이트는 해외직구 명품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그는 절차에 따라 가입하고 로그인한 뒤 백화점 판매가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가방을 구매했다. 하지만 상품을 받아 본 이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잡한 바느질과 마감처리로 누가 봐도 가품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제품을 반품하기 위해 판매자에 연락을 취했지만 판매자는 연락두절 상태였다. 소비자원에 신고를 하고 보니 이 씨와 똑같은 업체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49명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씨처럼 정품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가품을 받거나 판매자 연락두절 상태가 지속되는 등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일명 ‘짝퉁(진품을 위장해 비슷하게 제조한 가짜 상품)’이라 불리는 가품 판매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그 수법이 더욱 대담해지고 지능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 사례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초 1월 1일부터 2월 16일까지 접수된 명품 브랜드 가품 관련 신고는 90여건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를 통틀어 접수된 피해 사례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신고가 들어온 ‘펜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 쇼핑몰 13곳의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인터넷 주소(URL)는 다르지만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과 사업자의 이메일 주소가 같아 동일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보자 김(37) 씨는 퇴근 후 블로그를 하던 중 광고를 보고 개인이 운영하는 명품 할인 쇼핑몰에서 구두를 구매했다가 변을 당했다. 현금으로 입금하면 더욱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문구에 낚여 구매 금액을 은행 계좌를 통해 현금 입금했던 것.
 
김 씨는 몇 주 째 물건을 받지 못한 채 기다리다 못해 해당 쇼핑몰에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알고 보니 쇼핑몰 초기 메인 화면에 표시하고 있는 통신판매신고번호는 타인의 것을 도용한 것이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의 협조로 사업장 소재지를 방문한 결과 주소도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사이트 .jpg▲ 자료=한국소비자원
 
  
◆ 온라인 커머스… 성장에만 급급, 소비자 피해는 소극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78조2273억이다. 그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47조8360억 원으로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4.2%에서 2017년 61.2%로 껑충 뛰었다. 앞서 말한 이 씨도 스마트폰으로 SNS를 보던 중 모바일 쇼핑몰에서 사기를 당했다.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모바일 커머스는 모바일 기기 이용 확산, 간편 결제·인앱(In-App)결제 등 편리성이 확보되면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 커머스 업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플랫폼의 다각화, 간편 결제 활성화, 서비스 질적 향상 등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세에 힘입어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은 미미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는 성장과 판매에만 급급할 뿐 소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 쇼핑몰뿐 아니라 오픈마켓도 별반 다를 바 없는 분위기다.
 
옥션, 11번가, 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은 간단한 구비서류만 갖추면 입점이 가능하고, 사전 검열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 및 서비스를 등록한 뒤 판매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지만 덩달아 ‘짝퉁’ 사기도 판친다.
 
중소벤처신문은 20일 오픈마켓에서 가품을 판매 중인 사업자 A 씨와 연락이 닿아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A 씨는 오픈마켓에서도 진품으로 위장한 ‘짝퉁’ 제품들이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픈마켓의 관리가 소홀할 수 있는 새벽시간대를 노려 짝퉁 제품들을 팔아치운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인 블로그나 SNS 등 사이버 공간에서도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며 가품인 줄 알면서도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오픈마켓의 입장은 어떨까. 옥션은 가품 판매 피해를 막기 위한 방지책으로 상표권 침해방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G마켓은 브랜드 프로텍션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짜 상품 판매를 방지한다. 11번가 역시 위조품이 발견되면 110% 보상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제도들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신고와 모니터링에만 의존하기에 짝퉁 유통의 싹을 자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며 "위조 상품 유통의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구매 의식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쇼핑 업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온라인 쇼핑 환경이 빠르게 급변하는 만큼 관련법과 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피해 구제의 한계가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실질적인 해결 방안으로 신용카드 차지백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사기가 의심되거나 물품이 배송되지 않는 채 연락두절 등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신용카드 입금취소를 통해 환불 처리하는 방법이다.
 
정지연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장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시 플랫폼 사업자들은 중개 역할만 할 뿐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통신판매업자에게 있다”며 “고객과의 분쟁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또 “오픈마켓뿐 아니라 배달앱, 숙박앱 등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유형의 플랫폼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분위기다”며 “플랫폼 중심의 모바일 커머스가 소비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소비자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내 소재의 구매 대행 쇼핑몰의 경우 국내법이 적용돼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요구할 수 있다”며 “해외 쇼핑몰은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대형 쇼핑몰을 이용하고, 교환·반품·환불 등의 규정을 미리 확인한 뒤에 구매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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