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단독] 정보공개서가 문제야? 창업하다 ‘뒤통수’ 맞는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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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공개서가 문제야? 창업하다 ‘뒤통수’ 맞는 피해자들

기사입력 2018.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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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찾은 참관객들.jpg▲ 사진=창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찾은 참관객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중소벤처신문=신지민 기자] 2018년 2월23일 할리스커피, 2월28일 카페베네·이마트에브리데이, 3월6일 미니스톱·다이소, 3월9일 던킨도너츠·베스킨라빈스·도미노피자.
 
올해 들어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가 정보공개서를 업데이트한 날짜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신문은 국내 프랜차이즈 몇 곳의 정보공개서를 열어 확인해 보았다.
 
위 브랜드들의 본사인 할리스에프엔비, 카페베네, 이마트에브리데이, 한국미니스톱, 아성다이소, 비알코리아, 청오디피케이는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정보공개서를 업데이트했다. 모두 2016년도까지의 사업 현황에 대한 내용이다. 바로 직전 년도인 2017년의 상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예비창업자들의 가맹점 창업에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은 숱하게 지적돼 왔다.
 
만약 지난해 A라는 본사가 망했다고 치자. 동업을 하던 대표 한 명도 본사에 남은 자금을 싹 털어 어디론가 잠적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가맹점들이 줄줄이 폐업을 하고 손해 보는 매장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해도 이런 사업상의 이야기들이 정보공개서에는 한 줄도 적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언제나 누누이 강조하는 게 ‘정보공개서 확인 필수’인데 만에 하나 이런 경우, 본사가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되살려보려고 지난해 사업현황을 숨긴 채 가맹점을 모집한다면 그 뒷감당은 누구의 몫일까. 피해는 창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는 3035건의 불공정 거래 분쟁조정을 처리했다. 전년 2239건 대비 38% 증가했고, 2013년 607건에 비해서는 5배 증가한 수치다. 피해 구제 금액도 94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 중 가맹사업거래 분야는 전년(523건)보다 43% 증가한 750건이 처리됐다.

111111111111111.jpg▲ 자료=한국공정거래조정원
 
  
◆ 본사의 불공정거래 건수 ‘수두룩’

# 카페 프랜차이즈 A사에서 가맹점을 창업한 B씨는 지난해 정보공개서는 받지 못한 채 가맹점을 오픈했다. 본사는 B씨가 창업할 당시 5건의 가맹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물론 지난해까지의 정보공개서는 예비 창업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가맹사업비를 챙겼다.
 
B씨는 “A브랜드 본사 측에서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어 매장을 열면 무조건 평균 월 매출 2000만원을 보장한다고 가맹점 오픈을 유도했다”며 “그 말만 믿고 창업했는데 막상 매장 문을 열고 보니 월 1000만원도 못 벌고 있어 임대료와 인건비, 물류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B씨는 “본사와의 계약 기간이 2년이라 해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알고 보니 A 브랜드는 지난해 가맹점들이 줄줄이 폐점했다. 장사가 되지 않자 매장을 내놓은 곳들도 많아 부동산에 매물이 쌓여 있다. 작년도 정보공개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 조정신청을 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가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은 점, 정보공개서를 제공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본사가 점주로부터 가맹사업비를 수령한 점, 본사가 제시한 허위 매출로 빚은 이 씨의 손해액에 대해 A 본사가 배상하라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 C씨는 지난해 1월 종합소매업 가맹본부 D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일상용품 판매 가맹점을 운영했다. 이후 D사는 C씨의 매장 인근에 신규 직영점을 개설하였고, 갑작스레 D사의 직영점과 경쟁하게 된 C씨의 매장은 매출이 감소했다.
C씨는 D사를 상대로 영업 지역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원은 D사가 일방적으로 C씨의 매장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한 행위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영업 지역 침해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조정원은 ‘D사는 C씨의 매장을 인수하고, C씨에게 5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2222222222222.jpg▲ 자료=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사업거래 분쟁에서 본사의 정보공개서 미제공 행위가 124건(16.5%)으로 가장 많았고, 허위·과장 정보 제공 행위 105건, 부당한 손해 배상 의무 부담 38건, 부당한 계약 해지 33건 등의 순이었다.
 
정보공개서 미제공 행위는 지난해 109건에서 올해 124건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 역시 82건에서 105건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김승민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기획예산팀 팀장은 “예비창업자(가맹희망자)가 가맹본부와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서 가맹 본부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가맹희망자는 가맹 계약 체결 전 가맹본부로부터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아 이를 꼼꼼히 검토한 후 신중하게 가맹계약을 체결한다면 추후 분쟁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태의 정보공개서 확인만으로는 안전하지 않다. 예비창업자들이 2016년까지의 본사 사업 현황 자료를 보고 과연 2017년도 사업을 유추해낼 수 있을까. 유추했다 한들 수많은 변수들과 급변하는 시장의 논리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정보공개서에 기록한 자료가 아닌 본사가 제시하는 자료의 신빙성도 100% 믿을 수 없다. 바로 지난해에만 허위나 과장으로 정보를 제공한 본사가 105건이나 고발됐다. 그리고 이는 증가 추세다.
 
그렇다면 정보공개서는 도대체 왜 매년 2년 전 것까지만 공개되는 걸까. 이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래서 내놓은 카드는 “올해 인력을 충원하겠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기관인 공정거래조정원은 현재 인력 38명에서 올해 추가로 채용해 47명 수준으로 증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분쟁이 일어난 뒤 분쟁조정을 처리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문제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관련법에 따라 사업 연도가 종료된 뒤 120일 또는 18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이를 어기는 본사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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